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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한국독립운동 자료, 상자 2000개 분량 있어요"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08.06.20 조회: 1349

파리에 한국독립운동 자료, 상자 2000개 분량 있어요"

'외규장각 도서' 세상에 알린 在佛 서지학자 박병선 박사
파리에 왔던 김규식 박사 자취
佛당국에 50년간 졸라 현판 걸어 
 
그가 혼자서 프랑스 유학을 떠났던 것은 1955년의 일이었다. 그는 여전히 파리에서 혼자 산다. 그 53년 동안 재불 서지학자 박병선(朴炳善·80·사진) 박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두 가지 귀중한 유물을 찾아내 세상에 그 존재를 알렸다. 1377년 인쇄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심경)'과 1866년 병인양요 때 약탈당했던 외규장각 의궤(儀軌) 도서 191종 297권이었다.

박 박사는 지금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 숙소에 머물고 있다. 1985년 국내에서 발간했던 '조선조(朝鮮朝)의 의궤' 개정판을 내기 위해서다. "작년에 의궤 반환문제로 프랑스 국영 3TV와 인터뷰를 했어요. 그런데 저를 취재했던 방송사 간부가 '프랑스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말을 하는 거예요." 어찌 보면 그들이 병인양요가 뭔지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개정판에는 300쪽 중 100쪽 정도의 분량을 프랑스어로 썼다. 의궤의 내용과 그것이 프랑스로 가게 된 사연,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해군의 일기와 공문, 한국이 도서 반환을 요구하는 이유 등을 자세히 적었다. 프랑스에서 출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도대체 그걸 왜 반환해야 하느냐고 묻는 프랑스인도 있었다. 그럼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만약 프랑스 루이 14세의 왕실 행사를 자세히 기록하고 당시의 사회·경제·문화를 통찰할 수 있는 자료가 고스란히 담긴 문서의 유일본이 다른 나라에 있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모든 사람이 "아, 당연히 찾아와야죠!"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박 박사는 프랑스 외무부 고문서관 등에서 재불 독립운동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일에도 힘을 쓰고 있다. "파리에 무슨 한국 독립운동 자료가 있겠느냐고 생각하시죠? 상자 2000개가 넘는 분량이에요." 1919년 파리 강화회의 당시 독립을 호소했던 김규식 박사의 자취도 추적했다. 파리 시내 서쪽 샤토덩(Chauteaudun) 거리에 이들 일행이 머물던 곳이 있는데, 지난해 겨우 그 내용이 적힌 현판을 건물에 걸 수 있었다. "50년 동안 부탁하고 또 부탁해서 겨우 걸었어요. 이곳에 기념관을 만들려고 하는데 지원을 받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직지심경의 대모(代母)'라 불리는 박 박사이지만 지난 53년은 너무나 길고 곤고한 세월이었다. 1979년 의궤를 찾아낸 뒤에는 '비밀을 누설했다'는 질책 때문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그만둬야 했다. 결혼도 하지 않고 고문서와 옛 자료들 속에 파묻혀 살아 온 일생에 후회는 없을까? "천만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순간적인 기쁨일 뿐이에요. 자료를 찾으려고 몇 년을 두고 뒤지다가 마침내 찾아내는 기쁨이 어떤 건지 아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오래 가는 기쁨이에요. 길거리를 가다가도 그걸 생각하면 벙글벙글 웃음이 나옵니다. 저는 아주 잘 걸어왔어요."

출처 : 조선일보, 글·사진=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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